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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가지 않는 2가지 이유




뒤돌아보면, 서점에 가지 않은 지 5년도 넘었습니다. 아니, 명확한 사실을 표현한다면, 서점에서 책을 구매한지 5년도 넘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기 시작했습니다.


서점에서 책을 사서 읽는 것과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가장 크게 느껴지는 차이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신간 서적을 바로 읽을 수 없습니다. 서점은 신간이 나오는 즉시 사서 읽을 수 있지만, 도서관은 신간 서적이 도서관에 입고되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그 책이 도서관에 들어온다는 보장도 없죠.


두 번째, 세간에 유명한 도서는 빌리기 어렵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책이나 유명 작가의 책은 항상 대출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 책을 읽으려면 예약을 하고 기다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도서관에 책을 빌려 읽는 일은 책을 사서 읽는 일보다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점에 가지 않습니다. 서점에서 책을 구매하지 않습니다. 이 또한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첫 번째, 광고가 많습니다


서점도 자본주의의 산물입니다. 책을 판매하는 곳이죠. 돈으로 움직이는 곳입니다. 물론 유명 서점 중 하나인 교보문고는 경영방침 상 서점에서 꼭 책을 사지 않아도 됩니다. 그 자리에서 책을 읽고 가도 상관이 없습니다. 서점다운 경영방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서점 어딜 가나 출판사 광고로 가득합니다. 특히, 돈 있고 힘 있는 출판사들이 좋은 목에서 화려한 광고로 가득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책에 대한 자주성을 잃게 됩니다. 그러니까 진짜 어떤 책을 읽고 싶은 지 헷갈리게 된다는 말입니다.


물론 스스로 원해서 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자유의지와 순수이성에 의해서 책을 구매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서 혹은 서점가의 홍보를 통해서 헤아리기도 귀찮을 정도 많은 광고들을 접합니다.


이러한 광고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우리에게 영향을 주게 되죠. 그리곤 아무 생각 없이 서점을 갔다가 광고에 의해 책을 구매하게 됩니다.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가며 '이 책은 정말 잘 산 책이다'라고 생각하게 되죠.


출판사에 의해서 책을 사고 싶지 않습니다. 정말 고민과 고민 끝에 책을 선택해서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광고를 피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고, 광고가 가장 많은 서점을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결정했습니다.




두 번째, 돈이 없었습니다.


돈이 있어본 적은 크게 없지만, 대학시절부터는 돈이 부족했습니다. 학창시절에야 서점 말고는 갈데도 없었고, 책을 구매하는 일 이외에 용돈을 쓸 데가 없었죠.



그러나 대학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이후부터는 점점 돈을 쓸 일이 늘어났습니다. 어쩌다 친구들과 술 한 잔을 할 수도 있는 노릇이었고, 푼돈이라도 모아 배낭여행도 가야 했으니까요.


그 때, 가장 절약하기 좋은 것이 책이었습니다. 책이라는 매체는 돈이 아니더라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신기한 매체였습니다. 잘 생각해보면, 많은 물건이나 서비스는 돈을 지불하지 않고 얻기 어렵습니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현실이죠. 그러나 책은 각 지역에 설치된 도서관이라는 곳에서 보관하고 있다가 무료로 얼마든지 빌려줍니다. 돈이 없어도 누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서비스 중에 훌륭한 서비스죠.


그리고 도서관은 앞 서 걱정한 광고도 없습니다. 자유로이 책장 사이를 누비며 의도하지 않은 새로운 책을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우연을 가장한 운명 같은 일이었죠.







이 두 가지 이유로, 서점에서 책을 사지 않게 됐고, 도서관을 밥 먹듯이 다니게 됐죠. 물론 처음엔 힘들었습니다.



언제든 곁에 두고 읽을 수 있게 소유하고 있었던 책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반납해야 했고,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한 번 읽고 나면 잊어버리기 십상인데 책을 돌려줘야 한다는 점도 힘들었죠.


그러나 문제는 언제나 해결할 수 있듯이, 덕분에 좋아하는 구절은 필사해놓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언제 어떤 책을 읽었고, 책을 읽으면서 감명을 받았던 부분을 언제든지 찾아볼 수 있게 된 것이죠.


물론 책을 전혀 사지 않게 됐다면 거짓말입니다. 책을 읽는 사람이 어떻게 책을 한 권도 안 살 수 있나요. 다만, 기준이 생겼습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어보고, 다시 한 번 읽고 싶거나 소장하고 싶은 경우 책을 구매하게 되었죠.


이러한 목적성을 가지고 책을 구매하기 시작하자, 광고에 현혹돼서 책을 사는 일도 없었고, 돈도 절약하여 쓸 수 있었죠.


그래서 지금은 서점에 가지 않기로 했던 그 선택을 스스로 아주 칭찬합니다. 그 때의 선택과 노력이 있었기에 좀 더 나은 자신이 될 수 있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