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한국의 스티브 잡스도, 마크 주커버그도 아니다.

 

한국은 아이폰의 등장으로 인문학이 강조되었습니다. 아이폰 열풍으로 스티브 잡스에 열광하게 되었고, 이 결과에 대한 원인을 인문학이라 분석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페이스북도 급속도로 성장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마크 주커버그에도 열광하게 되었죠.

여전히 세계적인 부자는 빌 게이츠임은 변함없지만, 최근 몇 년간 우리가 주목하고 있는 세계적인 CEO는 스티브 잡스와 마크 주커버그로 정의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인문학을 강조합니다. 아마 그들이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겠죠.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함께 할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을

그것과 바꾸겠다.

-스티브 잡스

그리스 라틴 고전을

원서로 읽는 것이 취미였어요.

-마크 주커버그

누구나 이 말을 들으면 인문학을 강조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저조차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특히 앞 서 언급한 빌 게이츠는 ‘게이츠 노트’라는 책 리뷰 블로그를 따로 운영하고 매 년 올해의 책을 꼽으면 한국 언론들이 보도할만큼 알아주는 독서광이니 이들의 공통점은 ‘독서광’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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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tvN O <어쩌다 어른> 중에서

그런데 우리는 왜 수많은 책이나 강의에서 이들을 인용하여 ‘인문학’을 강조하는 걸까요? 책이나 강의가 나오는 이유는 이러한 설명을 원하는 수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읽지 않고 듣지 않으며 열광하지 않는 책이나 강의는 할 필요가 없겠죠.

그렇다면, 이 수요는 무엇 때문에 생기는 걸까요? 우리는 그들처럼 되길 원하는 겁니다. 그들이 가진 부, 그들이 가진 명예, 그들이 가진 능력 등을 부러워하며 그렇게 되길 원하는 것이죠. 쉽게 말하면, ‘롤모델’이라고 할 수도 있죠. 누구든 성공한 삶을 거부할 리 없으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그들을 연구했고, 그 결과가 이겁니다.

스티브 잡스, 마크 주커버그

그리고 빌게이츠는

인문학을 강조했고,

그들은 독서광이었다.

그렇게 독서를 시작하고 인문학을 공부하려는 사람이 많습니다. 독서를 하면 인생의 성공이 가까워진다는 걸 어렴풋이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책을 읽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지만, 해년마다 새해 목표가 ‘독서’가 가장 많은 이유이기도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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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관념 또는 편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물론 독서가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일종의 공부 과정이고, 지혜를 습득하는 과정이니까요.

다만, 독서가 우리를 빌 게이츠로 혹은 스티브 잡스로 혹은 마크 주커버그로 만들어 줄 수 없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한국의 스티브 잡스, 한국의 마크 주커버그도 없습니다.

장담컨대 독서를 하면 할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스티브 잡스나 마크 주커버그가 강조하는 독서 또는 인문학은 단순히 책을 읽고 내용을 습득하는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내용을 읽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자신만의 생각을 수립하는 과정까지 포함합니다.

그들은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독특하고 고집 있는 아이디어가 있었기에 스티브 잡스가 생각하는 아이폰이 나올 수 있었고, 마크 주커버그가 생각하는 페이스북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만약 독서를 하거나 또는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가 있다면, 그건 스티브 잡스나 마크 주커버그가 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자기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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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예능 프로그램인 <한끼줍쇼> 게스트로 출연했던 가수 이효리는 이런 말을 했죠.

뭘 훌륭한 사람이 돼?

그냥 아무나 돼!

출처 : JTBC <한끼줍쇼> 중에서

출처 : JTBC <한끼줍쇼> 중에서

독서도 그렇습니다. 굳이 성공을 하기 위해 치열할 필요도 없습니다. 현재 읽을 수 있는 만큼 읽고, 고민할 수 있는 만큼 생각해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정답을 하나씩 쌓아 나아간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그 과정만으로 ‘나’라는 사람이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니까요. 그렇게 ‘나’라는 ‘아무나’가 되면 됩니다.

출처 : '파이팅 아기' 구글 검색 이미지 중에서

괜히 억지로 독서에 의미부여해서 새해목표니 버킷리스트니 하다가 작심삼일 하느니 차분한 마음을 가지는 게 중요합니다.

마치 숨을 쉬듯이, 마치 물을 마시듯이, 마치 밥을 먹듯이 자연스럽게 한 줄씩 읽어 나아가다 보면 읽은 책이 10권이 되고 100권이 되고, 1000권이 되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