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책

'마음사전', 김소연





마음사전
국내도서
저자 : 김소연
출판 : 마음산책 2008.01.20
상세보기


마음이란 건 왠지 모르게 설명하기가 애매하면서도 어렵습니다. 어떤 마음이 생기긴 하지만, 말해보라 하면 입이 떨어지지 않죠.


우리는 이런 상태를 스스로도 마음을 모른다고 말합니다. 정말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이번 생의 목표는 마음 경영


이번 생을 살아가면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정말 죽기 전에 해야겠다 싶은 게 있는 사람도 있고, 여전히 찾아 헤매는 사람도 있겠죠. 여기 한 시인은 이루고 싶은 걸 찾았습니다.



마음의 경영이 이 생의 목표이므로 생활의 경영은 다음 생으로 미뤄놓고 있다.




아마 다들 생활의 경영에 집중하는 삶을 살고 계실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 밥먹고 사는 것도 쉽지 않은 세상이니까요. 힐링이나 욜로를 외치는 세상이지만, 사실 그런 것들은 상상 속에 존재하거나 미디어 같은 것들로 대리 만족을 느끼며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대리 만족도 ‘대리’에 불과한 것이지, 완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허하고 마음 한 구석이 텅 비어 있지만, 이것이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상태에 빠져있기 마련이죠.


시인은 이러한 우리의 삶을 깨달았던 걸까요? 그래서인지 생활의 경영은 다음 생으로 미루어 놓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2. 나도 내 마음을 모를 때


공허하고 마음 한 구석이 텅 비어 있지만, 이것이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상태라는 걸 쉽게 얘기한다면 ‘나도 내 마음을 모를 때’를 말합니다. 이럴 때 어떤 마음인지 찾아볼 수 있는 사전이라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신기하게도 그런 사전이 이미 10년 전에 나왔습니다. 어느 시인이 수 년 전부터 마음과 관련된 낱말들을 수첩에 적어두었습니다. 미세한 차이를 가진 낱말들도 함께 적어두었죠. 그러다보니 천 가지는 훌쩍 넘는 낱말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밑줄을 긋고 주석을 달며 마음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밥은 사람의 육체에게 주는 음식이라면, 차茶는 사람의 마음에게 주는 음식이다. 밥보다 차를 더 즐기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마음이 발단한 사람이다. 밥 한 그릇이 육체에게 에너지를 준다면 차 한 잔은 마음에게 에너지를 준다. 일하는 막간에 차 한 잔을 마시는 휴식의 시간은 마음을 쉬게 하고 그럼으로써 육체를 돌보게 해준다.


찻집에서 차 한 잔을 함께 마시지 않고, 식당에서 밥만 먹고 헤어지는 관계에는 온기가 없다. 식당만큼이나 찻집이 많은 우리가 사는 동네를 산책하면서, 마음이 만나는 것이 적어도 육체가 만나는 것만큼은 소중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찻집의 간판을 보라. 식당의 간판은 아름다움을 추구하기보다는 명시성을 추구하고 있지만, 찻집의 간판은 여전히 아름다움 쪽을 향해 있다. 눈보다는 마음을 끌기 위해서.




이해’란 가장 잘한 오해이고 ‘오해’란 가장 적나라한 이해다. “너는 나를 이해하는구나”라는 말은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나를 잘 오해해준다는 뜻이며, “너는 나를 오해하는구나”라는 말은 내가 보여주지 않고자 했던 내 속을 어떻게 그렇게 꿰뚫어 보았느냐 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자존심은 차곡차곡 받은 상처들이, 자존감은 차곡차곡 받은 애정들을 밑천으로 한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를 지켜내는 것이 자존심이 되고 누군가가 불어넣어 주는 것이 자존감이 된다.




순진함은 때가 묻지 않은 상태다. 반면 순수함은 묻은 때를 털어낸 상태다. 순진한 사람은 속기 쉽지만 순수한 사람은 속지 않는다. 순진한 사람은 조종하기 쉽지만 순수한 사람은 조종할 수 없다.




솔직함은 자기감정에 충실한 것이고, 정적함은 남을 배려하려는 것이다.




착함은 현상이고 선함은 본질이다. 착함은 일상 속에서 구현되고, 선함은 인생 속에서 구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