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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

'딸에게 주는 레시피', 공지영




딸에게 주는 레시피
국내도서
저자 : 공지영
출판 : 한겨레출판 201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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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에게 소설 <도가니>, <봉순이 언니>등으로 유명한 공지영 작가의 에세이입니다. 소설가로써 에세이를 출간한다는 건 매우 드문 일이죠.


특히, <딸에게 주는 레시피>이라는 제목처럼 딸을 위해 쓴 책입니다. 그러나 누구나 누군가의 딸이고 엄마이기에 이 책은 누가 읽어도 위화감이 없죠.







레시피보다 한 마디


에세이는 공지영 작가의 딸에게 자립심을 길러줄 수 있도록 즉, 자립심이란 혼자서도 먹고 살 수 있도록 하는 27가지의 레시피가 담겨 있습니다. 5~15분이면 조리 가능한 간단한 요리죠.


그러나 일반 레시피 책들과는 다릅니다. 요리법에 관한 책이 아니라, 에세이입니다. 마치 딸을 옆에 두고 가르쳐주는 엄마처럼 이야기 합니다.




엄마는 이 파스타를 아주 좋아해. 먹을수록 다른 어떤 파스타보다 맛이 있어. 그런데 실제로 이탈리아 가정에서도 제일 많이 먹는 파스타라고 이탈리아 유학에서 돌아온 후배가 귀뜸해주는구나. 역시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질리지 않는 것 같다. 어쩌면 사람도, 어쩌면 관계도, 마지막으로 삶조차 단순한 것이 가장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좋다던가, 그냥 아껴주고 싶다든가 하든 그런……. -p. 121



이처럼 음식도 음식이지만, 엄마로써 딸에게 전해주고 싶은 삶에 관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레시피보다 이 한 마디 한 마디가 이 책에서 더 와 닿는 내용들일 겁니다. 우리는 누구나 어른이 되어도 흔들리기 마련이니까요.


작가는 엄마로써, 먼저 살아본 사람으로서 스스로가 겪었던 삶과 생각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우리는 그를 통해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꼭 딸이 아니더라도 흔들리고 있다면


엄마가 딸에게 쓴 책이라고 해서 꼭 딸만 혹은 엄마만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육아의 공동 책임이 있는 아빠도, 혹은 자립해야할 엄마의 아들도 읽어도 충분히 좋은 내용입니다. 아빠도 아들도 알아두면 좋은 레시피와 삶에 대한 태도가 담겨 있습니다.




위녕, 그러나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하고 싶은 말은 실은 이거야. 네가 설사 너무 바빠 며칠을 라면만 먹고 산다 해도, 네가 너무 가난해져서 엄마도 떠난 먼 훗날에 신선한 요리를 하나도 해 먹을 수 없다 해도, 너는 소중하다고. 너 자신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일을 절대로 멈추어서는 안 돼.-p. 312



누구도 스스로를 소중히 해야 합니다. 스스로를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일을 절대로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딸이라도 엄마는 슬플 것이고, 아들이라도 엄마는 슬프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항상 엄마의 딸이고 아들입니다. 스스로를 위해서도 스스로를 아껴야하고 엄마를 위해서도 스스로를 소중히 해야 합니다.


흔들릴 순 있지만, 이러한 마음은 잊어버려서는 안 되기 때문에 공지영 작가는 이런 긴 에세이를 쓴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