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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금 특별합니다. 윤동주의 시집을 발간한 책은 많이 만나보았지만, 3주기 초판본과 10주기 증보판을 복원해서 출간한 책은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놀라운 점은 어떤 대형 단체나 대형 출판사에서 기획한 일이 아니라 ‘소와다리’라는 1인 출판사에서 출간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3권의 알찬 구성
이 시집은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948년 3주기 초판본과 1955년 10주기 증보판과 이 두 권을 합친 또 다른 한 권으로 해서 총 3권입니다.
3주기 초판본은 윤동주가 쓴 30편의 정지용 시인의 발간사가 담겨 있습니다. 제목이나 내용에 한자가 출간 당시와 똑같이 쓰여졌지만 가로로 적혀 있어 읽기에 불편함이 없습니다.
10주기 증보판은 3주기 초판본에서 빠진 시와 산문이 추가되었습니다. 그러나 세로 읽기와 산문에 가득한 한문으로 불편함이 있으나, 각각의 한자마다 득음이 붙어 있어 이 또한 읽기에 불편함이 없습니다.
나머지 한 권은 윤동주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초판본과 증보판을 함께 읽을 수 있으며, 증보판과 같이 세로 읽기와 한글 독음을 추가하여 출간하였습니다.
곱씹어 볼 수 있는 구성
서론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윤동주의 시집을 발간한 출판사는 많습니다. 그래서 어느 출판사의 책을 읽어도 잘못될 리 없습니다. 윤동주의 시는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앞 서 설명한 것처럼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3주기 초판본과 10주기 증보판으로 출간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우리에게 복고적 감성을 전달하는데 성공했지만, 그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은 차례대로 시집을 읽어보는 데 있습니다. 3권으로 이루어진 책은 내용적으로 겹치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추가되거나 합쳐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3권을 모두 읽으면 분명 같은 시나 같은 산문을 다시 읽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건 매우 좋은 시읽기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럽게 같은 내용을 다시 읽기가 쉽지 않은데 이를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로 하여금 곱씹어 보는 경험이 생기는 것이죠.
그래서 다른 시집보다 이 시집을 우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곱씹어 볼 수 있는 시집이야말로 진짜 시집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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