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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

폴 고갱의 신화_서머싯 몸, '달과 6펜스'





달과 6펜스
국내도서
저자 : 서머셋 몸(W. Somerset Maugham) / 송무역
출판 : 민음사 2000.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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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니스와의 연결고리

 

지난 2016년, 남 프랑스의 니스에서 테러가 일어났다. 참혹하기 짝이 없었던 일이다. 그리고 나는 <달과 6펜스>를 펼쳐 들었는데, 우연히도 <달과 6펜스>의 작가 '서머싯 몸'이 별세한 곳도 남 프랑스의 니스였다.


이번 계기로 살면서 언젠가 니스를 가보아야만 할 것 같았다. 살아남은 자의 의무로서 애도를 다하기 위해서 언젠가 순례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2. 1인칭의 나와 6펜스

 

소설은 1인칭의 나라는 인물이 작가로 등장하여 사건을 겪거나 듣고 다시 서술주는 방식으로 나레이터 역할을 한다. 특히 인물 행동이나 말에 대해 해석을 하곤 하는데 마치 중립적인 입장에 놓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가만 생각해보면 전혀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작가의 입장은 대중의 입장이다. 그는 스트릭랜드를 정신 나간 사람으로 해석하다가 점차 그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이것은 세속의 대중들의 시각 변화와 같다.


다들 스트릭랜드를 여자와 도망친 파렴치, 화가 같지도 않은 화가라 평하지만 사후에야 천재로 인정받는다. 물론 생애에 그를 알아본 인물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1인칭 시점은 대중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나와 스트릭랜드가 프랑스 파리에 함께 머물 때에 둘의 대화는 세속의 질문과 스트릭랜드만의 대답이 오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생각했다. 책이름의 6펜스가 돈과 물질의 세계, 천박한 세속적 가치를 대변한다면 6펜스적 인물은 나레이터였던 '나'가 대변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3. 달과 스트릭랜드

 

위와 다르게 책이름의 달은 6펜스와 대립되는 가치로, 달빛은 영혼을 설레게 하며 삶의 비밀에 이르는 신비로운 통로로 사람을 유혹한다. 마음속 깊은 곳의 어두운 욕망을 건드려 걷잡을 수 없는 충동에 빠지게도 한다.


그래서 달은 상상의 세계나 광적인 열정을 상징한다. 폴 고갱을 모델로 한 스트릭랜드이지만, 달의 가치같은 인물도 스트릭랜드이다. 특히 그는 세속의 인습과 가치로부터 자유로워져 있다. 해방의 자유 상태를 방해하는 모든 것은 본능적으로 혐오한다.


그는 관능적인 사람이지만 자유롭게 열린 정신의 감각을 둔화시키는 육체의 관능을 싫어한다. 그리고 그에게는 목숨이란 아무런 가치가 없으며 '어떻게 사느냐'만이 중요한 뿐이다.


그렇다면 <달과 6펜스>를 읽은 우리는 분명 '달'과 '6펜스' 사이에 놓이게 될 것이다. 과연 어떤 가치를 선택하게 될까?


물론 그 많은 상황 속에서 달의 가치를, 또는 6펜스의 가치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두 가치 모두 시간과 비례하여 우리 스스로에게 축적될 것이다. 그러나 어느 가치가 더 많이 축적되는 것은 스스로의 몫이며 달과 6펜스를 읽는 사람의 몫이다.